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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안 위급 상황, 우리가 해결합니다

달리는 열차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가 일어난다면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까? 예병렬 열차팀장과 최완규, 양선경 승무원을 만나 열차 안 크고 작은 사고에 대처하는 법을 들어 보았다.

UpdatedOn March 2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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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예병렬 올 12월 정년퇴직을 앞둔 33년 차 철도원입니다. 꿈의 고속철도 KTX에 첫발을 딛은 2004년 4월 1일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양선경 사람을 대하는 것이 늘 귀하고 뿌듯하게 느껴집니다. 웃음 많고 친화력 좋은 제게 새로운 승객을 만나는 일은 큰 기쁨입니다.
최완규 어린 시절 철도박물관에서 멋진 유니폼을 입은 승무원을 동경했던 마음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자기소개를 해 주세요.
예병렬(이하 예) 부산고속철도 열차승무사업소 소속 열차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승강장에서 차량 상태와 객실 설비를 점검한 뒤, 고객을 맞고 열차를 출발시키는 업무를 합니다. 열차가 도착할 때까지 객실을 순회하며 상황을 살피는 것도 제 일입니다.
최완규(이하 최), 양선경(이하 양) 코레일관광개발 서울지사 승무원으로, KTX 열차 안 고객 안내 서비스와 검표 업무를 주로 담당합니다. 고객이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살피는 것이 저희 승무원의 일입니다.

최근 열차 안에서 쓰러진 승객을 구했다고요.
지난 2월 14일 오전 8시 10분경, 부산역에서 서울역으로 가는 열차 안에서 의식을 잃은 승객을 발견했습니다. 곧장 심폐소생술을 시도했고 무전으로 예병렬 열차팀장, 양선경 승무원과 상황을 공유했습니다. 이후 주변 승객에게 119 신고를 요청한 후 10호차와 15호차에 비치된 자동심장충격기를 가져와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상황을 파악한 즉시 응급 환자를 도울 의사나 간호사를 찾는 방송을 했습니다. 차내 질서를 유지하는 동안 심폐소생술을 받던 승객이 의식을 되찾았고, 다행히 울산역에 도착한 119 구급 대원에게 무사히 인계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울산역에 구조대가 도착하면 14호차로 안내해 달라는 연락을 취한 후 승무원과 교대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습니다.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 재차 시도했는데, 울산역에 도착할 즈음 승객이 미약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기침하는 것을 보고 마음을 놓았습니다. 주위에서 걱정하던 승객들이 “잘했다” “수고했다”라며 박수를 보내 주었죠.

정말 다행입니다. 그간 열차 안에서 얼마나 많은 사건, 사고를 겪었을까요.
문득 초보 승무원 시절의 일이 떠오르네요. 간이 의자에 앉아 있는 어르신 한 분의 모습이 어딘가 불편해 보여서, 어떻게 도움을 드려야 할까 고민하던 중 상황을 들은 제 선임 승무원이 바나나 우유를 드려 보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저혈당으로 고생하던 어르신에게 주효한 판단이었죠. 이 일을 계기로 늘 사탕을 안주머니에 챙겨 다닙니다.
위급 상황은 아닙니다만, 지금 떠올려도 아찔한 기억이 있습니다. KTX 개통 즈음 서울역~부산역 간 직통 열차를 운행하던 시절, 부산역에서 서울역으로 가는 아내를 배웅하기 위해 열차에 탑승한 남편이 미처 하차하지 못한 사건입니다. “다음 역은 서울역입니다”라고 말씀드리니 승객의 얼굴이 하얗게 변하면서 화를 버럭 내더라고요. 서울역에 도착할 때까지 죄인 아닌 죄인이 되어 말씀을 듣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곤 화가 누그러졌는지 부산으로 돌아갈 수 있는 열차를 안내해 달라고 하더군요. 그제야 가슴을 쓸어 내렸습니다.

긴장을 늦추기 어려운 생활일 텐데,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는지요.
명절 대수송 기간, 열차는 출발역부터 귀향객으로 만석이 됩니다. 정거장마다 “명절 잘 보내세요!” 하고 인사를 건네는 승객을 보면 제 수고로움으로 많은 이가 그리운 가족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기쁨을 느낍니다. 비록 저는 명절을 가족과 함께할 수 없지만요.
열차 출발 전 정확한 승차를 위해 시행하는 영접 인사, 고객을 배웅하는 환송 인사를 할 때 “고생 많다” “감사하다”라고 제 안위를 살피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야말로 감사할 따름입니다.
승객의 격려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아무리 힘든 일을 겪어도 따뜻한 말 한마디에 서러움도 금세 사라지고 힘이 납니다.

고마운 승객 여러분께 한마디 남겨 주세요.
한국철도는 연령, 성별, 장애 유무를 가리지 않고 모든 승객이 보다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매일 행복하진 않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라는 곰돌이 푸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지치고 힘들겠지만, 일상 속 작은 행복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하루빨리 여러분과 마스크를 벗고 인사하는 여행길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 열차 승무원이 전하는 안전하고 즐거운 기차 여행법

KTX 열차 내 자동심장충격기 위치를 알아 두세요. 4호차, 10호차, 15호차입니다. 언뜻 외우기 어려워 보이지만, 꿀팁을 알려드릴게요. “고객님 꼭 사십시오(4,10,15)”를 기억하세요.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코레일톡’ 앱 문자 보내기 기능을 이용하거나, 객실 밖 문 옆에 인터콤을 눌러 승무원을 호출하세요. 어린이 동반 승객은 8호차 전용 객실을 이용하시면 편리합니다.
KTX 열차 객실 내 전원 충전용 콘센트를 보유한 자리는 A와 D 창측 좌석으로, 창문과 창문 사이에 있습니다. KTX-산천, KTX-이음의 경우 앞자리 모든 좌석 하단 가운데에 충전 콘센트가 있으니 예매 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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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강은주
Photographer 신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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