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CULTURE MORE+

스케치 코미디 유니버스, 어렵지 않아요

<피식대학> <숏박스> <빵송국>…. ‘스케치 코미디’ 신드롬을 일으킨 유튜브 채널이다. 긴밀하게 연결된 개그 설정, 그 세계를 파헤쳐 본다.

UpdatedOn March 23, 2023

/upload/ktx/article/202303/thumb/53297-511186-sample.jpg

2020년 6월, 일요일 밤을 책임지던 TV 프로그램 <개그 콘서트>가 종영하고 정통 코미디 콘텐츠는 하락세로 접어든다. 일요일 밤 10시 즈음에 방 안을 울린 유쾌한 밴드 음악은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월요일이 다가옴을 실감하는, 웃음에 빠졌다가 현실로 돌아오는 그 오묘한 시간이 없어진 것이다. 그 많던 코미디언은 좀처럼 TV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개그 프로그램들이 종영해 설 곳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3년 후인 지금, 10분 내외의 짧은 영상으로 웃음을 주는 ‘스케치 코미디’ 영상의 등장으로 코미디 콘텐츠는 호황기를 맞았다. 이제는 유튜브의 수많은 코미디 영상이 <개그 콘서트> 자리를 대신한다. 유튜브에서 유명해져 TV에 나오는 경우도 늘었다. TV에 출연하지 않아도 아이디어와 카메라만 있으면 코미디 스타가 되는 시대다.

/upload/ktx/article/202303/thumb/53297-511187-sample.jpg

코미디 한 편 하세요

스케치 코미디 열풍을 일으킨 주역은 <피식대학> <너덜트> <숏박스> 등 구독자 수 100만 명 이상을 보유한 채널들이다. 개그맨 유현규, 임재형, 전상협의 <너덜트>는 영화 같은 퀄리티에 공감과 유머를 적절히 섞은 영상으로 인기 급상승 동영상에 올랐고, <숏박스>는 누구나 겪어 봤을 법한 상황을 개그맨 김원훈, 엄지윤, 조진세가 자연스럽게 연기해 웃음을 자아냄으로써 약 247만 명(3월 20일 기준)의 구독자에게 애정을 받는 중이다.

스케치 코미디 이야기를 하자면 개그맨 김민수, 이용주, 정재형 세 명이 운영하는 <피식대학>을 빼놓을 수 없다. 일상에서 있을 법한 일을 소재로 하는 두 채널과 다르게 <피식대학> 채널은 깜짝 카메라, 헬스장 브이로그 콘셉트나복학생 콘셉트 개그 등의 영상을 업로드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러다 2000년대 초‧중반 문화와 유행을 담은 ‘05학번 이즈 백’이 크게 유행하고, 중년 남성들로 이뤄진 산악회 콘셉트의 ‘한사랑산악회’ 역시 인기를 얻자 <피식대학>은 그들만의 세계관을 꾸민다.

우리만의 유니버스, 코미디 세계관

결과는 폭발적이었다.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의 구독자 수가 100만 명을 돌파, 그야말로 빵 터지며 엄청난 화제에 올랐다. 세계관이라는 단어가 방대하게 다가올지 모르지만, 막상 영상을 시청하면 그렇지 않다. ‘한사랑산악회’의 네 구성원이 ‘05학번 이즈 백’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부자 또는 부녀 관계고, ‘05학번 이즈 백’의 후속 시리즈 ‘05학번 이즈 히어’는 전 시리즈에서 20대였던 캐릭터들의 30~40대를 그린다. 단순한 설정이 웃음의 연결 고리를 만드는 순간, 시청자는 즐거움은 물론 콘텐츠에 대한 친근감과 애정까지 생긴다.

정체성과 세계관을 단단히 하려는 시도는 많다. 소리를 중심으로 하는 ASMR 콘텐츠에 역할극인 롤플레이를 섞은 영상으로 1인 다역을 펼치는 강유미가 운영하는 ‘강유미 좋아서 하는 채널’, <숏박스>의 일등 공신 시리즈 ‘장기 연애’와 현실적인 남매의 모습을 담은 ‘찐남매’의 콜라보, 2인조 보이 그룹 아이돌을 연기하는 <빵송국>의 ‘매드몬스터’ 등 눈물 나게 웃기고 기발한 설정이 넘친다. 지금부터 재미난 세계관이 쏟아지니 안전벨트를 꼭 매시길. 웃음 가득한 코미디 세계로 출발한다.

/upload/ktx/article/202303/thumb/53297-511188-sample.jpg

유튜브 코미디 채널 세계관

  •  빵송국

    개그맨 이창호, 곽범이 운영하는 채널로 카메라 앱 ‘스노우’를 사용한 꽃미남 2인조 보이 그룹 콘텐츠 ‘매드몬스터’ 시리즈가 가장 인지도 높다. 멤버 탄(곽범), 제이호(이창호)가 ‘내 루돌프’ ‘다시 만난 누난 예뻐’ 등 음원을 실제로 발매하며 아이돌처럼 활동한다. 이 세계관에서는 그들의 팬클럽 회원이 60억 명이다. <숏박스> 멤버 엄지윤이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연습생으로 나와 매드몬스터의 곡 ‘HI H.I’에 참여했다. 영상통화로 소개팅을 진행하는 <피식대학> 시리즈 ‘B대면 데이트’에서 이창호는 ‘김갑생할머니김 미래전략실 전략본부장 이호창’으로 분해 사랑받았다. 이를 이어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을 패러디한 ‘김재벌집 막내아들’ 시리즈를 내놓았다.

  •  숏박스

    대표 시리즈 ‘장기 연애’는 김원훈과 엄지윤이 10년 이상 사귄 오래된 커플이라는 설정으로, 연애 경험이 있다면 공감할 상황을 연출한다. 밥을 먹다 “어, 오늘 벌써 11주년이네”라고 하자 “그래? 그럼 뭐라도 하자”라며 심드렁하게 말하는 모습에 웃음이 터진다. 엄지윤과 조진세가 남매인 설정 ‘찐남매’ 시리즈는 현실 남매 사이의 일을 다룬다. 두 시리즈의 통합 버전 ‘장기 연애×찐남매’가 백미다. 동생 조진세가 아르바이트하는 고깃집에 김원훈과 엄지윤이 손님으로 방문한다. 커플이 깐족거리며 조진세를 놀리는 장면에서 동생들은 눈물을 흘렸다는 후문이…. ‘장기 연애’ 시리즈 ‘막걸리집’ 편 마지막 부분에서는 한사랑산악회가 등장한다.

  • 강유미 좋아서 하는 채널

    기획, 촬영, 편집 모두 강유미 혼자 운영하는 채널이다. ASMR을 활용한 롤플레이 콘텐츠에서 목욕탕 세신사, 미용실 사장님, 학습지 선생님 등으로 분해 주변 어디선가 본 듯한 캐릭터를 연기한다. 주축 캐릭터는 미용실 사장 경숙의 딸 유미, 문방구 아줌마의 딸 나은이다. 불량 청소년 유미와 뛰어난 외모로 아이돌 연습생이 된 나은의 인연은 고등학교에서 시작하는데, 훗날 메이크업 숍에서 직원과 손님으로 우연히 마주친다. 이 과정에서 강유미는 사이비 종교인, 성형외과 실장, 마케팅팀 직원 등 다역을 찰떡같이 소화한다. 각 영상을 천천히 보며 세계관이 이어지는 지점을 직접 찾아보는 재미를 느끼길 바란다.

  • 이런 채널도 있어요

    <킥서비스> 10년 뒤 세상을 보여 준다는 콘셉트의 영상을 올린다. 현재 유행이나 사회문제를 과장해 풍자한다. 꼬깃꼬깃 접히는 최신형 스마트폰 갤럭시 제트제트제트 플립플립플립, AI 대학 교수님 등 설정이 기막히다. 멤버는 개그맨 정진하, 박진호다. ‘2032년 쇼 미 더 머니’ 편에서 <피식대학> ‘B대면 데이트’의 캐릭터 임플란티드 키드가 출연하고, ‘2033년 한국 여행’ 편에서 <숏박스>의 ‘장기 연애’ 시리즈 촬영 장소를 외국인들이 성지순례 하듯 방문하는 연출이 나온다.

<KTX매거진>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남혜림

RELATED STORIES

  • CULTURE

    18세기 청화백자 명품 - 백자 청화 난초무늬 표주박모양 병

  • CULTURE

    기차는 음악이 되어

    일상이면서 일탈인 기차. 이 서정적이고 따뜻한 이동 수단을 수많은 음악이 노래했다.

  • CULTURE

    사랑과 자유가 사라진 세상에서

    제2회 이영만연극상 작품상을 수상한 <이런 밤, 들 가운데서> 극본과 연출을 맡은 설유진을 만났다.

  • CULTURE

    What's Up

  • CULTURE

    따뜻한 날, 구례 영상 나들이

    지리산, 섬진강, 산수유로 이 계절에 더욱 화사한 전남 구례. 영상 작품으로 구례를 여행했다.

MORE FROM KTX

  • LIFE STYLE

    신간, 전시, 영상, 문화

  • LIFE STYLE

    한국철도 기술 담은 기차, 필리핀에서도 달린다

    해외에 진출한 한국철도 기술이 각국의 철도를 이끌어 주는 힘이 된다. 필리핀에서 근무하는 한국철도 필리핀지사팀 김영민 차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 TRAVEL

    휴식의 완성 횡성

    호수 곁을 걷고, 루지를 탄 채 도로를 내달렸다. 강원도 횡성에서 두 가지 방법으로 쉬었다.

  • LIFE STYLE

    우리 곁 전철 속 음악

    수도권 전철 환승 음악이 바뀐다. 우리 귓가를 맴도는 선율, 서울과 광역시 전철에 흐르는 음악을 알아봤다.

  • LIFE STYLE

    골든 타임을 사수한 열차의 두 파수꾼

    생사의 기로에 선 승객을 구한 두 영웅을 소개한다. 익산열차승무사업소의 여객전무 김재익, 노귀식이 주인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