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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 가던 공간에서 문화 예술 공간으로

한 시절 일상의 무대였으나 기억에서 사라진 공간이 문화와 예술로 부활했다. 재생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부산 F1963과 전주 팔복예술공장을 소개한다.

UpdatedOn October 2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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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1963 오픈스퀘어 <재즈가 좋아> 공연F1963 오픈스퀘어 <재즈가 좋아> 공연
  • 부산문화재단 기획전 <FANtasy come true>부산문화재단 기획전 <FANtasy come true>
  • F1963을 찾아 산책하는 시민과 여행객들F1963을 찾아 산책하는 시민과 여행객들

 부산 
F1963

#와이어로프공장 #레노베이션 #역사를_기억하는_곳 #문화가_피어나는_곳

와이어로프 공장에서 샘솟은 문화
강철을 꼬아 만드는 와이어로프는 늘 가까이에 존재해 왔다. 자동차, 엘리베이터처럼 일상을 떠받드는 곳곳에서 주요 소재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고려제강은 1963년부터 부산 수영공장에서 와이어로프를 생산했는데, 2008년 본사 신축 이후 공장은 기능을 잃고 창고로만 쓰였다. 일상에 스며들어 삶을 일구도록 뒷받침한 이 공간은 우리 역사의 축이기도 했다. 2016년, 고려제강과 부산시가 ‘F1963’을 조성했다. 역사를 기억하고자 공장 외관을 살렸고, 역사를 새로 쓰고자 내부를 문화로 채웠다. 개관 이후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한 해에 60만 명이 들러 전시와 공연을 만끽하는 등 핫 플레이스의 명성을 쌓아 나갔다. 지역의 상징적 복합 문화 공간이자 생활 문화 공간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민과 관이 협력한 우수 사례로 꼽힐 만큼 발군의 성과다. F1963 입구에 닿자 공장 같으면서도 공장 같지 않은 석천홀이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내부를 투영하는 벽면 구조에서 어제를 통해 오늘을 아로새기려는 사려 깊은 마음을 엿본다. 와이어로프를 제조하던 2000여 제곱미터(약 620평) 면적의 석천홀은 현재 온통 예술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유휴공간 문화재생 사업 일환으로 조성하고 부산문화재단이 문화 예술 프로그램을 위탁 운영하는 석천홀은 전시, 공연, 패션쇼 등 연일 다양한 행사가 열리면서 F1963을 매일 축제장으로 만든다. 건물 한편, F1963 도서관은 예술을 사랑하는 이에게 특별한 장소다. <피카소 카탈로그 레조네>를 비롯해 미술·건축·사진·음악 관련 희귀 도서 1만 4000권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곳은 드물 것이다. 책 읽기에 열중하는 사람들 틈에서 지금 우리가 걸어가는 길을 본다. 석천홀을 나와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과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전시를 감상하는 사람들, F1963 스퀘어의 카페와 수영강이 내려다보이는 레스토랑에서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는 사람들 틈에도 우리가 걸어가는 역사와 재생의 길이 선명하게 놓여 있다.
주소 부산시 수영구 구락로123번길 20
운영시간 매일 09:00~24:00(공간별 운영 시간 상이함)
문의 051-756-1963
인스타그램 @f1963_official

11월에 만나는 행사
➜ 전시 <부산문화재단 2022 레지던시 프로젝트>
홍티아트센터 등 부산의 레지던시 다섯 곳에 입주한 작가들이 모여 평면,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 작품을 전시한다.
기간 11월 5일~20일(월요일 휴관) 장소 석천홀
➜ 공연 <부산문화재단 F1963 오픈스퀘어>
댄스 배틀, 재즈 콘서트, 뮤지컬 등 지역민과 여행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해 온 오픈스퀘어 공연을 올가을에도 선보인다.
일시 11월 12일 오후 2시(예정) 장소 F1963 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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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예술 놀이 단막극 페스티벌연극 예술 놀이 단막극 페스티벌
  • 예술 놀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어린이들예술 놀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어린이들
  • 팔복예술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카페써니팔복예술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카페써니

 전주 
팔복예술공장

#카세트테이프공장 #재생 #기억을_회복하는_곳 #예술로_놀이하는_곳

문 닫은 공장의 놀라운 변신
황순우 건축가는 ‘팔복예술공장’을 총괄 기획하면서 설계를 나중으로 미뤘다. 그 대신 1년간 팔복동의 삶을 재생하는 작업에 매달렸다. 1979년 문을 연 쏘렉스 카세트테이프 공장, 전국 유통은 물론 아시아에 수출까지 한 곳, 한때 480여 명이 일한 삶의 무대였으나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카세트테이프 제조는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일대 공업 단지 또한 쇠락해 갔다. 1992년 문을 닫은 이후 25년 동안 방치된 공장이 활기를 되찾은 건 문화체육관광부의 유휴공간 문화재생 사업에 선정되면서다. 위탁 운영하는 전주문화재단은 총괄 기획자와 함께 공장의 시간을 소환하고자 쏘렉스 옛 직원과 당시 팔복동 주민을 인터뷰해 아카이브를 구축했다. <기억의 공유> 전시를 열어 지역민들과 소통하고 설계 방향을 함께 모색했다. 2018년 팔복예술공장은 다시 가동되었다. 이팝나무가 늘어선 도로 옆에서 카세트테이프를 생산하던 공장이 예술 놀이터로 변모했다. A동 2층 전시장은 예술가의 창작 활동을 다양한 전시로 결실 맺는 곳, A동 2층과 컨테이너로 연결된 B동 2층은 모두가 주인공인 공간이다. 이팝나무그림책도서관에서는 그림책 원화를 전시하며 작가를 초청해 강의도 연다. 꿈터마루방은 벽을 검게 칠해 조명을 끄면 사방이 어두워진다. 아이를 포함한 프로그램 참가자가 몸짓언어로 예술을 교감하도록 한 것이다. B동 1층 유아예술놀이터를 지나 예술가가 디자인한 야외놀이터, B동 부속 건물인 이팝나무홀과 거대한 공연·전시 광장까지 모든 곳에 궁리를 거듭한 흔적이 뚜렷하다. 불 꺼진 공장에 예술을 불어넣어 새로이 빛나도록 하는 것. 하루 400여 명, 주말엔 1000여 명에 이르는 인파가 한동안 버려졌던 이곳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A동 로비는 놀라운 변화를 일군 팔복예술공장의 심장 같은 공간이다. 카세트테이프 공장 출근부와 주민 인터뷰 영상을 작품처럼 설치한 이곳에서 팔복동의 시간을, 오래도록 이어질 이 땅의 궤적을 생각한다.
주소 전북 전주시 덕진구 구렛들1길 46
운영시간 10:00~19:00(공간별로 상이함, 월요일 휴무)
문의 063-211-0288
인스타그램 @__palbok__art

11월에 만나는 행사
➜ 전시 <새, 나무에 앉다>
이팝나무그림책도서관의 세 번째 기획전으로, 새와 나무를 주제로 한 김선남, 이승원 작가의 그림책 원화 25점을 만날 수 있다.
기간 12월 31일까지(월요일 휴관) 장소 이팝나무그림책도서관
➜ 전시 <2022 탄소예술 기획전>
회화, 사진 등 다양한 소재를 주제로 전시를 열어 온 팔복예술공장이 탄소섬유와 예술을 접목한 지역 예술가 13명의 작품을 소개한다.
기간 11월 15일~12월 7일(월요일 휴관) 장소 A동 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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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광명–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 광명–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광명–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
  • 영월–갤러리 온 팩토리 영월–갤러리 온 팩토리
  • 제주–예술공간 이아 제주–예술공간 이아
  • 대구–수창청춘맨숀 대구–수창청춘맨숀
  • 창원–문화대장간 풀무  창원–문화대장간 풀무
  • 청주–동부창고 청주–동부창고
  • 완주–삼례책마을완주–삼례책마을

다시 살아난 기억의 공간

곡식 창고, 술도가, 정수장이었다가 쓰임을 다해 꺼진 공간이 문화로 다시 숨을 쉰다. 와이어로프 공장이었던 F1963은 희귀 도서를 모아 도서관을 열었으며, 카세트테이프 공장이었던 팔복예술공장은 예술가와 대중이 지속적으로 만나는 문화 향유의 장이 되었다. 적막만 떠돌던 시설이 이제 사람 소리로 들썩인다. 전부 잊혀 가던 공간이었다. 공간에 문화의 가치를 더하자 기억 속 공간이 아닌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현재의 공간으로 되살아난 것이다.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는 지역의 가치를 발굴해 문화로 재생하는 ‘폐산업시설 등 유휴공간 문화재생 사업’을 시작했다. 많은 산업 단지와 시설이 시대에 따라 역할이 축소되거나 노후화하다 유휴공간이 되었다. 사회적·경제적으로 지역을 상징하는 장소 중 하나였기에 주민의 삶과 지역 역사가 알알이 어려 있었다. 쉽게 지울 수 없는 우리의 기억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사업에 선정된 유휴공간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문화 창조·공유의 진원지로 탈바꿈하도록 했다. 지역문화진흥원도 공간의 성공적인 조성과 운영을 위해 컨설팅·교육에 적극 나서면서 힘을 모았다. 경기도 광명의 자원 회수 시설이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로, 수원의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이 생활 문화와 청년 문화 활동으로 가득한 경기상상캠퍼스로, 울산의 세창냉동창고가 복합 문화 공간 장생포문화창고로 변화를 맞이했다. 현재 전국 25곳이 유휴공간 문화재생 사업으로 완공·운영되고 있으며, 유휴공간 25개소가 문화 재생 사업으로 새로워지는 중이다. 당신이 반짝이던 순간을 잊지 않겠다는 약속, 즐겁고 유익한 문화를 모두와 향유하겠다는 약속이 하나둘씩 실현되고 있다. 문의 02-2623-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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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김규보
취재 협조 지역문화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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