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TRAVEL MORE+

공존과 조화의 미학 페낭

말레이시아 페낭은 자국 문화에 유럽, 인도, 중국, 타이 등 타국 문화가 어우러져 풍경부터 음식까지 특별하다.

UpdatedOn February 25, 2024

3 / 10
/upload/ktx/article/202402/thumb/55559-531680-sample.jpg

 

말레이반도와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 말레이시아에서 페낭은 반도 북서쪽, 말라카해협에 자리 잡은 섬이다. 제국주의 시대, 배 타고 온 유럽 열강이 가장 먼저 밟은 말레이시아 땅이라는 뜻이다. 그들이 유용하고 아름다운 섬을 그냥 두었으랴. 사람이 모이고 사업이 일어났다. 유럽, 중국, 인도, 미얀마(버마), 타이의 다양한 문화가 영향을 주고받으며 페낭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유럽 소도시를 연상시키는 콜로니얼 양식 건물과 동양풍 건물이 공존하고, 교회와 모스크, 불교 사찰과 도교 사원이 번갈아 나타난다. 함께 섞여 긴 세월을 통과한 페낭에서는 조화라는 말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페낭의 중심은 조지타운이다. 1786년 페낭 점령 당시의 영국 왕 조지 3세 이름을 따 도시를 건설했다. 서구식 건물이 속속 들어서는 한편, 아시아의 사업가와 노동자도 기회를 찾아 오거나 동원되어 이주해 집을 지었다. 19세기 동양 최고 갑부 중 한 사람인 중국 사업가 청팟쯔가 1904년 완공한 집은 파란 외관 때문에 흔히 ‘블루 맨션’이라 부르는데, 고향 푸젠성의 자기를 부수어 모자이크로 장식한 화려한 지붕이 눈을 사로잡는다. 해변에는 수상 가옥이 즐비하다. 땅을 못 얻은 이주자들이 바다 갯벌에 말뚝을 박아 조성한 마을은 여전히 주민이 거주하고, 일부는 상점으로 변모했다.

<미쉐린 가이드>가 2024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페낭 편을 내놓았다. 다양한 민족이 어우러져 사는 페낭은 말레이시아 사람이 ‘음식의 수도’라 부를 만큼 미식 문화가 발달한 곳. 레스토랑과 길거리 음식 모두 훌륭하다.

<미쉐린 가이드>가 2024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페낭 편을 내놓았다. 다양한 민족이 어우러져 사는 페낭은 말레이시아 사람이 ‘음식의 수도’라 부를 만큼 미식 문화가 발달한 곳. 레스토랑과 길거리 음식 모두 훌륭하다.

<미쉐린 가이드>가 2024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페낭 편을 내놓았다. 다양한 민족이 어우러져 사는 페낭은 말레이시아 사람이 ‘음식의 수도’라 부를 만큼 미식 문화가 발달한 곳. 레스토랑과 길거리 음식 모두 훌륭하다.

시간이 흘러 이야기는 역사가 되고, 2008년 유네스코는 도시 전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다.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건축과 문화 도시 경관”이라는 이유였다. 웅장한 석조 건물과 알록달록한 원색의 집이 쭉 이어지고, 자동차와 자전거 인력거가 나란히 달리는 풍경에 유네스코 위원들도 입을 다물지 못했을 것 같다. 세월을 머금은 벽 곳곳에 불쑥 등장하는 벽화 또한 이곳의 매력이다. 이 거리 사람들의 사연을 품은 벽화라는 사실에 더욱 가슴이 따스해진다. 페낭에서는 도무지 사진기를 내려놓을 틈이 없다.

여기에 음식이 행복한 여행의 정점을 찍는다. 국수 아삼락사를 비롯해 꼬치구이 사테이, 볶음면 차퀘이테오, 이 지역 특유의 빙수 첸돌 등 맛있고 저렴한 요리가 여행자를 유혹한다. 옛 열강이 페낭을 ‘동양의 진주’라 별명 붙였다기에 눈을 흘겼지만, 여행하고 나면 정말 내 마음속 진주로 간직하게 되는 곳. 페낭은 풍경부터 음식까지 반짝반짝 빛난다.

<KTX매거진>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김현정

RELATED STORIES

  • TRAVEL

    강화라는 꽃

    발 닿는 곳마다 눈부시게 피어나는 섬, 인천 강화에서 한 시절을 보낸다.

  • TRAVEL

    나비랑 함평 생태 여행

    꽃향기 가득한 전남 함평에 나비가 찾아든다. 봄날에 춤추는 나비처럼 함평 곳곳을 여행했다.

  • TRAVEL

    기찻길 따라 철도박물관

    비가 오고 눈이 내려도 열차는 달린다. 경기도 의왕 철도박물관에서 생생한 철도 역사를 보았다.

  • TRAVEL

    영월 여행자를 위한 축제 안내서

    4월, 강원도 영월이 들썩인다. 영월문화관광재단 관광축제부 최용석 부장에게 단종문화제 즐기는 방법을 물었다.

  • TRAVEL

    봄, 기다렸어요

    만물이 생동하는 봄에는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진다. 이 계절에 더욱 좋은 곳을 한데 모았다.

MORE FROM KTX

  • TRAVEL

    쉬엄쉬엄, 치악산 둘레길

    가파른 치악산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 오르지 않고 둘러 가는 것이다. 강원도 원주 치악산 둘레길을 발길 닿는 대로 천천히, 쉬엄쉬엄 걸었다.

  • LIFE STYLE

    저는 이 책이 좋아요!

    아이도 보고, 생각하고, 행동한다. 어린이날을 맞아 아이들이 각자 소중히 여기는 책을 추천했다.

  • TRAVEL

    세상의 끝 꿈꾸는 자연 토피노

    캐나다 서쪽 밴쿠버섬에는 바다와 숲의 몽환적인 풍경을 품은 토피노가 있다.

  • LIFE STYLE

    영광과 슬픔의 역사, 창경궁

    미뤄둔 숙제를 하나 마쳤다. 창경궁과 종묘를 연결한 것이다. 파란만장한 이 궁궐의 이야기를 알아봤다.

  • LIFE STYLE

    지금, 소주

    원소주가 물꼬를 텄다. 초록 병 소주 말고도, 쌀과 누룩과 물로 곱게 빚은 프리미엄 소주를 향유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전통주 소믈리에 더스틴 웨사가 요즘 소주를 둘러싼 풍경에 대해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