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TRAVEL MORE+

별이 일렁이는 호수 곁에서

겨울이 한창인 뉴질랜드 남섬 매켄지 분지 북쪽, 빙하가 녹아 생성된 우윳빛 테카포 호수에는 은하수가 흐른다.

UpdatedOn June 22, 2023

3 / 10
/upload/ktx/article/202306/thumb/53916-516658-sample.jpg

뉴질랜드 테카포 호수는 빛 공해가 없어 별을 관측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호수 주변의 마운트 존 천문대에서는 해설과 함께 전문가용 천체망원경으로 별자리를 감상하는 별 관측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뉴질랜드 테카포 호수는 빛 공해가 없어 별을 관측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호수 주변의 마운트 존 천문대에서는 해설과 함께 전문가용 천체망원경으로 별자리를 감상하는 별 관측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겨울에 잘 익은 수박이 떠오르거나, 여름에 설경을 보고 싶은 것처럼 반대의 계절이 그리울 때가 있다. 후끈거리는 계절에 지친 사람은 계곡이나 바다로 간다. 그래도 더위가 가시지 않는다면, 아예 남반구로 떠난다. 한반도 반대편에 자리한 뉴질랜드는 지금 겨울 한가운데를 지나는 중이다.

화산 지대가 존재하는 북섬과 빙하 지형을 품은 남섬, 어느 곳을 방문해도 뉴질랜드의 청량한 자연환경은 반갑게 여행자를 맞아 준다. 시원함을 좇는 이번 여정에서는 남쪽을 향해 가기로 한다. 매년 7월 밤하늘이 뿌옇게 보일 정도로 쏟아지는 별을 보기 위해서다. 빛 공해가 거의 없는 이곳에서는 맨눈으로도 은하수가 보인다. 그 광경이 얼마나 환상적인지, 국제밤하늘협회가 뉴질랜드 곳곳을 밤하늘 보호구역과 밤하늘 공원으로 지정했을 정도다.

해발 700미터 고산지대, 아오라키 매켄지 밤하늘 보호구역에 속하는 테카포 호수가 여행의 목적지다. 호수는 청록색 물감에 우유를 섞은 듯한 빛깔로 첫인상을 남긴다. 빙하에서 흘러나온 물에 주변 암석의 분말이 녹아들어 오묘한 푸른빛을 띤다. 신비로운 호수를 거닌 뒤, 호수와 같은 이름을 가진 작은 마을에 짐을 푼다. 그러고는 밤이 오기 전까지 만년설이 만든 천연 스키장에서 매켄지 분지와 서던알프스산맥의 경치를 감상하며 스키를 탄다.

이제 본격적으로 은하수를 기다릴 시간이다. 어둠이 내리고, 희미하던 별이 서서히 제 빛을 찾더니 이윽고 찬란하게 빛난다.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이 새해의 증표로 여기는 마타리키, 즉 플레이아데스성단도 발견한다. 그렇게 하염없이 하늘을 바라볼 즈음, 싸늘해진 몸이 온기를 갈급해한다. 걱정 없다. 팔과 다리에 달라붙은 피로와 한기는 호수 근처의 온천 ‘테카포 스프링스’에서 해소할 테니까. 선명한 은하수와 설경을 보며 몸을 녹이는 여름, 뉴질랜드는 자연의 선물로 이토록 충만하다.

ⓒ Tekapo Springs

ⓒ Tekapo Springs

 

ⓒ Tekapo Springs

ⓒ Tekapo Springs

ⓒ Tekapo Springs

<KTX매거진>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남혜림
사진 제공 뉴질랜드 관광청, Department of Conservation ⓒ Rachel Gillespiel

RELATED STORIES

  • TRAVEL

    축제 같은 하루, 전주 24시

    10월, 불꽃처럼 형형한 축제의 즐거움이 도시를 에워싼다. 온종일 걸어도 가슴 벅찬 땅, ‘온고을’ 전북 전주에서 보낸 하루를 펼친다.

  • TRAVEL

    유유자적 해남 기행

    투명한 햇살이 드리운 날, 자연과 맛, 역사 세 가지 주제로 전남 해남을 여행했다.

  • TRAVEL

    조치원? ‘힙’치원!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한 정수장과 정겨운 테마 거리가 여행자를 부른다. 세종시 조치원에서 시간을 넘나들며 놀았다.

  • TRAVEL

    생명의 향연 무등산

    수많은 생명을 품어 안은 광주 무등산국립공원. 그 아래 호수와 정자에 잠시 기대었다.

  • TRAVEL

    시장으로 온 청년들 X 울산 청년몰 키즈와 맘

    울산 남구에서 지역을 향한 애정이 가득한 청년 상인을 만났다. 무더위가 가신 가을에도 신정평화시장 청년몰 ‘키즈와 맘’은 상인들의 열정으로 뜨겁다.

MORE FROM KTX

  • LIFE STYLE

    간식에 살포시 내린 가을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돌아왔다. 계절을 닮은 신상 간식을 네 명의 에디터가 맛봤다.

  • ARTICLE

    따스한 소리가 들리는

    한국 마지막 비둘기호가 달린 강원도 정선선. 지금도 나전역은 마음 다독이는 소리가 울린다.

  • LIFE STYLE

    예술과 인문학, 강릉역을 가로지르다

    수많은 여행자가 교차하는 강릉역에서 문화 행사를 펼쳐 온 가톨릭관동대학교 인문도시사업단 단장 연호탁 교수와 강릉세계합창대회에 대한 짧은 이야기를 나눴다.

  • CULTURE

    나의 사랑스러운 반려 생활

    개, 고양이, 식물을 돌보는 것을 넘어 반려돌까지 등장했다. 특이하고 신기한 반려 문화를 들여다봤다.

  • TRAVEL

    빛을 품다, 부산진구

    황령산 봉수대에서 부산을 한눈에 조망하고, 부산시민공원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빛의 물결에 몸을 맡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