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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위의 등대, 철도교통관제센터

비바람이 불어닥쳐도 여행은 계속되어야 한다. 안전한 열차 운행을 책임지는 곳, 한국철도공사 철도교통관제센터 조현우 관제사의 하루를 지켜보았다.

UpdatedOn September 2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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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 선임관제사는 가족과 함께 레일크루즈 해랑과 백두대간 협곡열차 V-트레인을 타고 기차 여행 떠날 날을 꿈꾼다.

9월 둘째 주,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 남쪽을 휩쓸고 간 직후였다. 3년 만에 거리 두기 없는 추석을 맞이한 한국철도는 명절 특별 수송을 대비해 열차 운행 횟수를 대폭 늘리고 평상시보다 8만여 좌석을 추가로 공급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감행했다. 열차 운행 전반을 관장하는 철도교통관제센터엔 어느 때보다도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비상대응반을 구성한 철도교통관제센터는 강풍·강우에 대비하기 위해 기상 검지 장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상황을 분석해 열차 운행 속도를 조정하거나 운행을 일시 중지하는 등 관계 부처에 적절한 운전 명령을 통보했다. 숨가쁜 시간을 보낸 철도교통관제센터 덕분에 우리 모두 무사히 연휴를 났다. 관제사 조현우를 만나 그간의 소회와 안부를 묻고, 일의 기쁨과 애환을 나누었다.

반갑습니다. 철도교통관제센터와 관제사 업무를 소개해 주세요.
철도교통관제센터에서 고속권역을 담당하고 있는 선임관제사 조현우입니다. 철도안전법 제2조에 따르면, 관제사는 철도 차량의 운행을 집중 제어,∙통제,∙감시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에요. 열차 운행 전 구간의 실시간 상황을 통제하고, 운행 선로 및 시설물 유지 보수 작업에 대한 검토와 승인,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일상적인 업무죠. 철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를 복구하고 열차 운행을 조정하거나, 운행 중지 및 열차 지연 상황을 승객 여러분께 공지하기 전에 운영상황실과 긴밀하게 협의하는 일도 모두 관제사의 몫이에요.

최근에 아찔한 일을 겪으셨다고요.
동해선 덕하역과 개운포역 사이를 운행하던 전동열차로부터 연락을 받았는데, 선로 변에 90대 어르신 한 분이 위험한 상태로 서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열차를 정차하고 안전을 확보한 뒤, 덕하역 부역장님이 어르신을 모시고 개운포역까지 걸어가 이미 출동해 있던 경찰관에게 인계하는 것으로 상황을 종료했죠. 이렇듯 철도 사고가 나거나 장애가 생기면 가장 먼저 철도교통관제센터에 보고합니다.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막고,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사고 규모를 파악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현장 정보를 파악하는 철도교통관제센터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습니다.
네, 관제 시스템이 거듭 진화하는 이유입니다. 예컨대 운행 선로에 단전이 발생하면 일일이 현장에 전화를 걸어 정보를 파악해야 했는데, 이제는 시스템을 통해 관제사가 직접 확인할 수 있죠. 열차 집중 제어(CTC), 전철전력 원격 감시 제어장치(SCADA), 초고속 광통신망, 역사 및 교량 지진 감시장치(EQAS) 등 각종 설비와 차축 발열 검지 경보 시스템(HBS) 등을 정밀하게 갖춘 지금, 인공지능 관제 부분 도입을 비롯한 기술 발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추석 명절처럼 특별 수송 기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할 상황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열차 운행은 기상 상황과 매우 밀접하게 연계됩니다. 가장 난감한 계절은 여름이에요. 폭염으로 인한 선로 장출(온도 상승으로 선로가 팽창해 가로로 부푸는 현상)이 일어나기 쉽고, 장마철이면 선로가 침수되는 일도 잦기 때문이죠. 폭설이나 기온 급강하를 대비해야 하는 겨울엔 열차 운행 선로 모니터링을 엄격하게 해야 합니다. 물론 얼음이 풀리는 초봄, 지난 추석 연휴처럼 태풍이 몰아치는 초가을도 마음을 놓을 수 없습니다.

일과 중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야간에 유지 보수 작업을 안전하게 마무리하고, 아침 첫 열차를 운행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을 때죠. 이때만큼 편안하고 좋은 순간도 없을 겁니다. 참, 하나 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국가와 가정과 나 자신을 지키는 일입니다”라고 쓴 문구를 보면서 일할 때. 힘이 절로 나서 더 열심히 업무에 임하곤 합니다.

마지막으로 승객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사고가 나거나 장애가 발생하면 열차 운행이 늦어지는데, 문제를 해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최선을 다해 승객 여러분께 정보를 제공하도록 애쓰고 있으니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언제나 승객 여러분의 설렘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한국철도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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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관제부 1조 7권역 선임관제사 손인영, 6권역 선임관제사 박환영, 4권역 선임관제사 주동섭, 고속권역 선임관제사 조현우, 관제부장 박재호, 5권역 관제사 최혁상, 고속권역 선임관제사 정병국, 3권역 선임관제사 엄태도, 2권역 관제사 정선규.

(왼쪽부터) 관제부 1조 7권역 선임관제사 손인영, 6권역 선임관제사 박환영, 4권역 선임관제사 주동섭, 고속권역 선임관제사 조현우, 관제부장 박재호, 5권역 관제사 최혁상, 고속권역 선임관제사 정병국, 3권역 선임관제사 엄태도, 2권역 관제사 정선규.

+ 철도교통관제센터

과거 5개 지역에 분산 운영하던 지역 관제실과 광명 고속관제실을 통합해 서울 구로구 철도교통관제센터가 탄생했다. 대전 한국철도 본사에서는 예비관제시스템을 구축해 운영상황실을 마련하고 있다. 운전 관제, 전철 전력을 담당하는 SCADA, 통신과 신호를 담당하는 전기 관제, 수도권 전동열차 광역철도 상황반, 고속선 시설상황반이 상호 긴밀한 협조 체제를 유지하며 총 478명의 일근 및 교대 근무자가 365일 24시간 상주한다. 국토교통부는 현재 충북 청주 오송역 부근에 제2철도교통관제센터 건축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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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강은주
photographer 신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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